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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랄 의약품

분자식은 동일하나 입체구조가 다르기 때문에 물리화학적 성질을 달리 하는 물질이 2종 이상 존재하는 경우 이들 화합물을 이성체라고 합니다. 여기에 좌선성과 우선성이라는 개념이 들어갑니다

하수구에 물이 내려갈 때 우리나라를 비롯한 북반구는 시계 반대방향, 즉 왼쪽으로 돌아갑니다. 이게 바로 좌선성입니다. 반대로 오른쪽으로 돌면 우선성이라 합니다. 화합물에서는 빛이 어떤 물체를 통과할 때 특정한 방향의 전기장만을 통과시켜서 나온 빛을 편광 된 빛이라고 하는데 유기 화합물의 분자를 통과함에 따라 그 빛이 회전되는데, 그 방향에 따라 좌선성, 우선성이라고 합니다. 이런 좌성성과 우선성이 모두 합쳐져 있는 형태를 라세미체라고 합니다.

사례를 몇가지 들어보자면, Amlodipine이라는 약물은 허가 취득시에 좌선성과 우선성이 혼재되어 있는 상태 즉 라세미체로 승인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이 화합물은 좌선성에만 약효가 있고 우선성에는 약효가 없는 것으로 나타납니다. 이 때 다른회사가 좌선성 부분만 분리하여 신약으로 허가를 받아 시판하는 케이스도 있었습니다.

또 다른 사례로는 1960년대 유명한 탈리도마이드 재앙이 있습니다. 탈리도마이드 또한 라세미체로 시판되어 이성질체 쌍의 한쪽은 진정 최면제로 뛰어난 약효를 보인 반면 다른 한쪽 이성질체는 수천 명의 기형아를 낳게 하는 끔찍한 부작용을 나타낸 역사에 남는 최악의 약화 사고였습니다.

이러한 해프닝들 이후 인체에 해가 없고 질병 치료 효과가 좋은 한쪽만을 선택적으로 합성하는 방법을 개발하는데 많은 연구가 진행되었고, 대칭구조를 가진 이성질체 의약품 중 실질적인 약효를 지닌 한쪽 만을 분리함으로써 부작용을 줄이고 효과는 배가시킨 약물이 바로 카이랄 의약품입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해열제로 유명한 이부프로펜 중 실질적인 약효를 발휘하는 d-ibuprofen만 분리한 dexibuprofen제품 등이 있습니다.

자연계에 존재하는 물질들을 보면 대개 광학 이성질체의 왼쪽, 오른쪽 중에 어느 한쪽에 치우친 형태를 가지고 있습니다. 토코페롤중 천연에 존재하는 물질은 D-alpha-tocopherol이며 천연물은 합성물보다 1.4배 강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