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왜란은 당시까지 중국을 중심으로 한 동아시아 국제질서에 편입되어 있던 일본이, 당시의 보편적인 국제질서에 정면으로 도전한 사건임을 강조한다. 이러한 일본의 태도는 근대에 다시 나타나게 된다. 비록 두 번째의 시도도 1945년에 실패로 끝났지만, 한국과 중국에서는 여전히 일본에 대해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있다.
그것은 임진왜란이나 태평양전쟁 후에 형성된 국제질서가 전쟁의 상흔을 치유하지 못하였고, 뇌리에 깊이 박혀 있는 상대국에 대한 인식에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저자는 그리하여 사소한 일이라도 생기게 되면 그때마다 아픈 상처가 덧나서 세 나라의 관계는 방향을 잡지 못하고 표류하게 되는 것이다고 전망한다.